눈물이 날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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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경이와 웨딩박람회를 갔다왔다. 예전부터 가자고 가자고 한참 벼르고 있었는데, 일요일만 되면 하루종일 쓰러져서 잠만 자는 통에 가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은 어떻게 정신을 일찍 차려서 좋은 시간에 맞춰서 갈 수 있게되었다.

룰루랄라~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초대권을 프린팅해서 준비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웨딩 박람회가 열리는 코엑스에서 수경이를 만났다. 뭐 대부분 인터넷에서 저렴한 것으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굳이 크게 볼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결혼전에 꼭 같이 가보고 싶다고 했던터라 많이 즐거워하더라.

와.. 그냥 평범한 수준의 전시회정도인줄 알았는데, 정말 크게 해놨더라. 중간에 한복과 웨딩드레스 패션쇼도 있었고, 그게 끝나자 추첨을 해서 엄청난 분량과 가격의 선물도 주더라(나는 추첨운이 박해서 그런지 기대도 안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못받았다-_-). 박람회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을정도. 알고보니 일년에 두 번 정도하는 큰 행사란다.

역시 돈이 걸린 박람회이다보니 '삐끼'들의 향연이 장난이 아니었다. 물론 유흥가와는 다르게 정말정말 친절하고, 이야기만 듣고 가도 웃으며 인사하는 등. 좋은 인상을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더라.

이것저것 구경하는데, 역시 박람회에 돈을 주고 나올 정도의 업체들이어서 그런건지, 대체로 고급스러운 제품들이 주를 이루었고 가격도 대개 어느정도 수준 이상을 호가하고 있었다. 아..정말 좋은 게 많더라. 하지만 엄청나게 눈이 뒤집어질 정도로 비싼 것은 아니어서 "어느정도 여유가 되는" 예비 신랑,신부라면 이곳에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예물을 파는 곳에 얼떨결에 가게 되었다.

그 가게에 있는 예물들의 디자인이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은 아니었지만, 아저씨가 친절하게 여러가지 좋은 얘기들을 설명해주서 진득허니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들어보았다.

반지, 목걸이 두 세트를 하면 얼마고 세세트를 하면 얼마고, 3부 다이아로 하면 얼마고 5부 다이아로 하면 얼마고, 다이아 좋은 것 구별은 어떻게 하는거고, 지금 시세는 어떤데 요즘 오르고 있으니 많이 기다리는 것은 좋지 않고.. 블라블라블라… 그래서 대강 평균적인 수준으로 예물을 하려면 200만원정도 든다고 하더라. 200만원이라…

그곳에서 나오는데 수경이가 그러더라.

"우리 200만원 벌었네~"

"왜?"

"우리는 저런거 안할꺼잖아. ^^"

무지무지 마음이 아팠다.

16 Comments (+add yours?)

  1. BKLove
    Aug 14, 2006 @ 00:29:30

    행복하시겠네요.
    멋진 여자친구분 계시니까요~

    도대체 5부 다이아를 어디에 쓰냐 말이죠~

    덕분에 저도 2백만원 벌었습니다.
    근데 내일 제 여자친구한테 이 얘기를 하면 좋아할까요?
    그냥 가만히 있는게 낫겠죠^^??

  2. 아가야옹
    Aug 14, 2006 @ 00:48:37

    마음이 아프긴 왜 아프세요!!
    결혼하는데 꼭 다이아세트가 필요한가?

    커플링만 있어도 우리 둘이 하나 된다는
    소중한 의미만 담고 있으면
    그 어떤 크고 반짝이는 보석들 보다
    더욱 가치있고 자랑스러운거잖아요.

    지금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데 괜히 돈 쓰지 말고
    그 돈 아껴서 더 의미있는데 쓰고…
    다이아반지 같은건 나중에 나이가 더 들어
    40대가 되어 다이아몬드가 어울리는 나이가 됐을때
    결혼10주년 기념 선물로 해주세요.
    지금은 주셔도 내가 받기 싫으시다 ㅎㅎㅎ

    우리 아까 끝내지 못했던
    신혼여행 고민이나 마저 끝냅시다~

  3. XINA
    Aug 14, 2006 @ 02:37:50

    제가 애인님이라면,
    골빈해커님의 마음아프다는 표현 땜에 실망스럽고 맘아플것 같군요.

    마음아파하실 건 뭔가요. 자랑스러워 하는 게 맞죠.
    애인님이나 해커님 두분모두 아주 합리적이고 좋은 결정 하신 겁니다.
    마음아프다는 표현 자체가 궁상스러운거죠.
    당연히 해줘야 할 걸 못해줘서 미안하다는 신파장면이 연출되잖아요.

    여자 입장에선,
    매번 주위를 둘러보며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뭘 해줄까 고민하고
    못해주는 걸 마음아파하는 가오남보단
    일상에서의 사소한 합리성을 챙기며 웬만한 건 씩 웃고 넘기는 뻔뻔한 실리남이
    결혼상대로 백배는 더 매력있다 생각합니다.

    충분히 서로에게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하신만큼
    자랑스러워 할 것 까진 없다손 치더라도 (저라면 자랑스럽겠지만)
    마음아파하며 자격지심을 표현하실 필욘 없어 보이는군요.

  4. 골빈해커
    Aug 14, 2006 @ 03:15:27

    물론 당연히 아가야옹님이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비교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그냥 못해주는게 마음 아플 뿐입니다.
    단순한겁니다. 정말 단순한 감정이에요.

  5. 푸요방
    Aug 14, 2006 @ 06:08:01

    거 해주세요.
    골빈해커님같은 분이 머리만 잘 굴리면 그 정도 더 마련하는 거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이백만원 저승에 싸갈 것도 아니고…

  6. 양양
    Aug 14, 2006 @ 09:00:20

    마음이 왜 아파요? 못해준다고 마음아파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봐요. 저희도 이런 저런 예물,예단 하나도 안하고 저렴한 금반지 두개만 딸랑 (그것도 동생이 사원 할인 받아서 사준것) 하고 끝냈는데요. 저런거 다 소용없어요. 사랑하는 마음이 최고죠. 요즘 보석 시세가 형편 없어서 나중에 팔아도 돈도 안된다구요. 그돈 있으면 두분이서 딴거 하세요. 신혼여행을 더 멋지게 갔다 올 수도 있잖아요? ^^

  7. 박주호
    Aug 14, 2006 @ 09:31:54

    컥 -_- 가슴을 애리는 한마디;; 어찌^^; 그리도 매정한 말씀을…. 몰래 확 해버리세요! 그냥 확!^^;

  8. 유니
    Aug 14, 2006 @ 10:36:53

    남 이야기가 아닌듯 해서.. ㅠㅠ

  9. 머털
    Aug 14, 2006 @ 12:43:54

    흠칫;;;

  10. outsider
    Aug 14, 2006 @ 12:56:08

    예물 2백만원은 상대적으로 많아보이기도 하고 적게 보이기도 합니다만,

    골빈해커님과 애인님의 서로에 대한 사랑은 ‘priceless’.

    덧붙여서 골빈해커님의 비즈니스적 비젼은 ‘unlimited’

    제가 볼때 골빈해커님은 ‘일등신랑감’인데요?

    힘내시고 행복하세요.

  11. 유희전설
    Aug 14, 2006 @ 15:54:42

    돈법시다~! ㅠㅠ 정말 멋진 커플입니다

  12. GONS
    Aug 14, 2006 @ 22:54:25

    전 해커님 마음이 아프다 – 라는 말씀 무슨 느낌인지 알 거 같은데요.
    남들 다 하는 거 못해줘서 마음이 아프다는 게 아니라 ..
    야옹님이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

    음 .. 설명은 힘든데 알 거 같아요, 해커님 마음이 아프다는 말씀.

  13. 소내기
    Aug 15, 2006 @ 01:48:21

    저또한 결혼이 쉽지를 않습니다. 금전적인 문제야 다들 비슷하지만, 집안의 반대가 이루 말할수가 없네요. 매일 피말리는 삶이죠. 대신 그만큼 가치있는 일이라 참고 견뎌 가고 있습니다. 작은 고생정도는 그냥 가뿐하게 넘겨줘야겠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14. 올빼미
    Aug 19, 2006 @ 22:48:34

    아.. 글읽고 “안습!”하려했으나 아가야옹님 댓글이 더 “캐안습!”
    해커님 부부는 누구보다 “간지작살나는 부부”가 될 거에용~
    (음. 여고딩들에게 먹히는 대화법 연습중임돠. 크하하)

  15. ziin
    Aug 20, 2006 @ 14:41:49

    마음아프셨던걸 기억하셔서 멋진 신혼여행. 그리고 멋진 사진들로 남겨두셔요.
    천만원짜리 예물보다 훨씬 값진것들입니다.

    -6살짜리 딸아이 아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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