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대부분의 코딩 작업을 터미널을 통해 원격으로 하기 때문에 vi 를 주로 사용했었는데, 근래 사무실 인터넷이 너무 자주 간헐적으로 끊어져서 못해먹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간만에 삘 받아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데 갑자기 인터넷이 끊겨서 글자조차 입력이 되지 않을 때의 그 짜증스러움은 아는 사람만이 알테다.
그 짜증이 쌓이고 쌓여, 정말 오랫만에 emacs 를 꺼내들었다.
vi 도 ssh 를 통한 파일 편집 기능을 제공하기도 하고, 아니면 screen 등을 이용해서 하던 작업 그대로 보존해서 다시 사용 할 수 있긴 하지만, 내장 쉘과 강력한 버퍼기능들을 통해 수 많은 파일들을 한 창에서 편집하면서 결과를 바로 확인하기에 이맥스만한 것이 없기때문이다.
인터넷이 느려지거나 끊기는 것을 대비하려면 버퍼기능을 최대한 활용해야하는데, 내가 잘 사용하지 못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vi 는 버퍼(다중 파일 편집)기능은 나한테는 많이 불편한 편이었고(워낙 vi가 가벼워서 걍 터미널을 여러개 띄워놓고 사용하는게 더 편하다. 터미널을 여러개 띄워놓으면 쉘에 접근도 편하니까), 연결이 끊어지면 스왑파일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남고 괜히 좀비 프로세스 생기는거 아닌가 찝찝하기도 하고…
암튼 원래 vi(vim) 를 주로 사용하긴 하지만, 난 원래 도구는 도구라는 생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바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주저 없이 emacs 를 꺼내들었다.
그런데.
이거 뭐 이렇게 설정할게 많은건지..게다가 hjkl 의 커서이동 모드가 없으니 화면 이동이 얼마나 불편한지;;; 옛날에는 잘 못느꼈었는데, 너무 오랫만에 꺼냈나? … -_-;;
오랫만에 사용해서 그런지 좀 많이 불편해서 그냥 내 스타일대로 단축키와 몇가지 모드와 함수등을 만들어 넣으면서 밤새 커스터마이징을 하다보니 어느새 날이 밝았다…분명 옛날엔 금방 잘 썼었던 것 같은데… -_-;;;
게다가 언뜻 찾은 ecb 라는 모드와 dired-single 이라는 모드는 한참을 셋팅하다가 결국 ssh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여 비활성화 시키고.. 결국 끝까지 살아남은건 yasnippet 뿐;;
그래도 환경을 만들어놓았으니 이제 인터넷 연결 단절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겠구나라는 안도감과, 나름 몇가지 커스터마이징을 통해서 vi 를 사용할 때 보다는 조금 더 편하게 코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emacs 커스터마이징 하다보니 드는 생각은, 이젠 이거 하나 설정하는 것도 힘들고 귀찮아서 못하겠는데, 예전에는 어떻게 그 수 많은 프로그램들을 설정하고 커스터마이징해서 썼는지 모르겠다..라는거 -_-;;
더 나이드신 분들이 들으시면 비웃으실지 모르겠지만 정말 더도말고 딱 5년전만큼만 머리와 마음이 따라줬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코딩 할 때마다 기본 문법부터 새로 공부해야 하는 수준이니.. 이건 뭐..-_-;;;
암튼 힘들었다!! 그러니 힘들었던 만큼 잘 써보자!!
2 responses so far ↓
1 Draco // May 1, 2008 at 8:47
밤새지 말란말이야!! ㅋㅋㅋ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걸 잊지 마세요.
2 시리니 // May 1, 2008 at 12:28
아… 심히 공감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이젠 컴퓨터 오버클럭은 물론 관심도 없고
각종 설정도 최소한만 한 채로 그냥 씁니다.
최적화니 설정이니 뭐니 이젠 아웃 오브 안중인 셈이죠. -_;;;
작년에 모 선배님의 말씀이 기억에 아직도 생생합니다.
“컴퓨터? 그냥 글자 보이고 글자 써지면 된다.”
-_-;;;;;;;;